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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National Palace Museum) 역사, 북송 '서원아집', 3대 보물과 가는 법 완벽 정리

by 시간, 쉼 2025. 12. 22.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는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National Palace Museum)은 이번 대만 여행 중 꼭 가보고 싶었던 관광지였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믿는 편이라, 인터넷 등의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했지만 부족한 듯하다고 느낄 찰나 도슨트 투어가 있음을 알고 도슨트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의 역사, 지금 특별 전시하고 있는 북송 '서원아집', 절대 놓치면 안 될 '3대 보물' 총정리 그리고 가는 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National Palace Museum)
<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National Palace Museum) >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70만 점의 보물이 건너온 기적의 역사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중화권 역사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품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이곳이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된 배경에는 전쟁과 이동이라는 극적인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1. 자금성에서 시작된 황실의 유산

본래 박물원의 유물들은 베이징 자금성에 보관되어 있던 청나라 황실의 수집품이었습니다. 1925,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자금성을 떠난 후 '고궁박물원'이 정식 개관하며 일반인에게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 전쟁을 피한 1만 킬로미터의 대장정

1931년 만주사변이 발발하고 일본군이 베이징을 위협하자, 중국 정부는 국보급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합니다. 수만 개의 상자에 담긴 유물들은 상하이, 난징을 거쳐 중국 남서부 오지로 분산 이동되었습니다. 15년에 걸친 이 대장정 동안 단 하나의 유물도 파손되거나 분실되지 않은 것은 오늘날까지도 기적으로 불립니다.

3. 대만으로의 이동과 정착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국공내전이 치열해지자, 국민당 정부는 핵심 유물2,972 상자를 엄선하여 대만으로 운송했습니다. 1965, 마침내 타이베이 스린 구에 현재의 박물원이 완공되면서 유물들은 긴 방랑을 마치고 안식처를 찾았습니다.

4. 오늘날의 고궁박물원

현재 이곳은 '취옥배추' '육형석'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70만 점에 가까운 보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워낙 방대한 수량 탓에 전체 유물을 한 번씩 다 관람하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인류가 지켜낸 위대한 문화적 집념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천년의 신비한 만남: 북송 '서원아집' 속으로의 초대 (2025/10/10 – 2026/01/07)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에서는 가끔 시간을 되돌려 천년 전 예술가들의 파티에 우리를 초대하곤 합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역사상 가장 우아하고 지적인 모임으로 꼽히는 '서원아집(西園雅集)'이 있습니다.

1. 서원아집이란 무엇인가?

'서원아집'은 북송 시대, 부마 왕선(王詵)의 정원인 '서원'에 당대 최고의 문인과 예술가들이 모였던 사건을 말합니다. 이 모임이 특별한 이유는 참석자들의 면면 때문입니다. 소동파(소식)를 필두로 그의 동생 소철, 제자 황정견, 화가 미불 등 송대 문화예술의 정점에 있던 인물 16명이 한자리에 모여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거문고를 타고 도를 논했습니다.

2. 그림으로 남은 천년 전의 '인증샷'

당시 이 화려한 모임의 풍경을 화가 이공린(李公麟)이 그림으로 기록했는데, 이것이 바로 <서원아집도>입니다. 비록 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후대의 수많은 화가가 이 전설적인 모임을 동경하며 수많은 모사본과 변주곡 같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은 이 흐름을 관통하는 다양한 버전의 <서원아집도>를 소장하고 있어, 시대별로 예술가들이 이 모임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3. 소동파와 친구들, 그들이 꿈꾼 이상향

전시의 핵심은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인들의 정신세계를 읽는 것입니다. 빽빽한 소나무 아래서 글을 쓰는 소동파의 모습이나 바위에 글을 새기는 미불의 모습은, 세속의 명리를 떠나 예술적 교감으로 하나가 되었던 지식인들의 이상향을 보여줍니다.

4. 관람 포인트: '신비한 만남'의 의미

'천년의 신비한 만남'이라는 전시명처럼, 이 전시는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관객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붓 끝에서 피어난 먹의 향기가 천년을 지나 대만 타이베이에서 재현되는 순간, 관객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서원' 17번째 손님이 된 듯한 묘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절대 놓치면 안 될 '3대 보물' 총정리

관람객의 줄이 끊이지 않는 '3대 보물'이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소리를 듣는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1. 자연과 기교의 완벽한 조화: 취옥배추(翠玉白菜)

가장 인기 있는 유물은 단연 취옥배추입니다. 천연 비취의 녹색과 흰색 부분을 절묘하게 이용해 배추의 형상을 깎아냈습니다. (지금 취옥배추는 체크 출장 중이어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 상징성: 배추의 흰 줄기는 '결백', 잎사귀에 붙은 여치와 메뚜기는 '다산(자손 번창)'을 의미합니다.
  • 비하인드: 본래 광서제의 부인인 근비의 혼수품이었다고 전해지며, 잎사귀 끝에 아주 미세하게 파손된 부분(메뚜기 다리 등)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의 묘미입니다.

2. 입안에 침이 고이는 신비: 육형석(肉形石)

일명 '삼겹살 돌'로 불리는 육형석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냅니다. 천연 마노석을 가공해 만든 이 보물은 비계의 질감, 피부의 모공, 간장에 잘 졸여진 껍데기의 색감까지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 관람 포인트: 층층이 쌓인 지방층과 살코기의 경계를 보면 인위적인 채색이 아니라 돌 자체의 결을 얼마나 천재적으로 활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3. 고대 청동기 예술의 정점: 모공정(毛公鼎)

위의 두 보물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면, 모공정은 역사적 무게감을 전달합니다. 서주 시대의 청동 솥으로, 내부에 500자에 달하는 긴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 가치: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청동기 명문을 품고 있어,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대체 불가능한 사료로 평가받습니다. 서예를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유물입니다.

찾아가는 법

타이베이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 지하철(MRT)과 버스를 조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MRT + 버스: MRT Red Line(2호선) 스린(Shilin)역 1번 출구로 나와 전방의 버스 정류장에서 R30(홍 30) 번 버스 탑승 고궁박물원 정문 하차.
  • 택시: 시내(시먼, 타이베이역)에서 약 20~30분 소요되며, 비용은 약 250~350 TWD 정도입니다.

다시 대만을 방문한다면 이번엔 다른 도슨트 분의 투어를 선택해서 다시 한번 꼭 둘러보고 싶습니다. 

오전 도슨트 투어 후 혼자서 천천히 한 번 더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